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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제자리

by 푸른비(박준규) 2021. 10. 18.

- 제자리

 

 

여름에서 겨울로 잠시 건너뛴 계절

나는 잠시 어리둥절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얼었다 녹아 빛바랜 가을은

누추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지.

그것이 거스르지 못할 자연 이치이니까.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은가?

평탄한 삶의 길을 가다가

잠시 그 길을 이탈하는 바보짓도 해보고

아차 싶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머쓱한 삶을 살지 않는가?

가끔 아픈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사람은 변할 수 없고

변해서도 안 되지만

진정 변해야 할 때는

독하리만큼 다짐을 하고 변해야지

훗날

후회도 상처도 남지 않겠지.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갈 때가

제일 아름다운 것일지도 몰라.

그 자리가 비록

지금의 자리보다 못한 자리일지라도

그곳에 있을 때가 행복하다면.

 

여름에서 겨울로 잠시 건너뛴 계절이

머쓱한 모습으로 제자리로 돌아오듯이

내가 가는 길도 이탈됐다면

더 늦기 전에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남은 생에 제일 아름다운 것일지도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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