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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가을 빗소리

by 푸른비(박준규) 2021. 10. 25.

- 가을 빗소리

 

 

언제부터인가

가을비 내리는 소리를 잊게 됐다.

그전까지 가을비 내리는 소리가

다른 계절 빗소리와 차이가 났으나

언제부터인가

내가 기억하던 가을 빗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계절마다 빗소리에는

그 계절에 맞는 온도와 비 내음이 배어 있지만

내 기억 속의 가을 빗소리에는

유독 특유한 소리와 비 내음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내가 기억하던 가을 빗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가을의 부재일까? 내 기억의 상실일까?

그런데 잊힌 그 가을 빗소리는

내게 좋은 소리였을까? 나쁜 소리였을까?

좋은 소리였다면

꿈에서라도 듣고 싶겠지만

나쁜 소리였다면

어쩌면 잊히길 잘된 게 아닐까.

 

늦여름 지나자마자 찾아온 늦가을 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잊힌 내 가을 빗소리를

애써 기억해보려다가

문득

나쁜 기억의 소리로 쏟아져 내릴까 두려워

도리질하며 내 가을 빗소리의 기억을 지워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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