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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문화·예술

[우리말] 내가 좋아하는 우리말 꼽아보기

by 푸른비(박준규) 2006. 10. 8.

부제: 일상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우리말들

 

언제부터일까?

우리들은 글로벌시대에 적응한다는 이유로 일상에서 사용해야하는 쉽고도 좋은 우리말 대신 영어를 비롯해 발음마저 힘든 외래어들을 사용한데 이미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세월의 흐름과 대외적으로 교류가 커질수록 더욱 짙게 나타날 조금은 우려해 봄직한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조금 벗어난 이야기지만 외래어뿐만 아니라 요즘은 인터넷 상에서 사용하는 일명 통신용 비어(卑語)들 까지 일상에서 사용되어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좋은 우리말 사용에 있어 장애요소가 크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늘고 그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그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라도 비어들 웬만큼 알고 있는 것도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도가 지나치면 올바른 우리말 사용에 있어 분명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물론 우리말을 제외하고도 외국어 한 두 개 쯤 자연스럽게 구사할 줄 알면 사회생활 하는데 많은 장점을 갖겠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일상에서 쓰는 말까지 외래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것도 우리 정서를 볼 때 쉽게 적응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일부 사람들은 그러한 자신의 언어습관이 타인에게 속된 말로 ‘있어 보인다.’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유유상종으로 모여 그들만의 대화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정말 코미디에서나 봄직한 대화가 아니겠는가? 게다가 통신용 비어들까지 입에 달고 산다면 그들과의 대화는 정신없게 와 닿을 것이다.

 

 

관련기사: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10개, 한번 꼽아볼까요?

 

 

잘 쓰는 비어(卑語), 안 쓰는 우리말

 

오늘은 한글날을 앞두고 나도 모르게 사용했던 외래어와 비어들 대신 듣기 좋은 우리말로 바꾸어 표현해 보기로 했다. 기자는 몇 개의 말을 다룰 것이지만 이 기사를 읽는 여러 분들은 나름 보다 더 아름답고 듣기 좋은 우리말들을 찾아 사용하여 보다 정돈 되고 보기 좋은 우리말 인터넷 용어를 퍼뜨리는데 동참해 주었으면 한다.

 

(비어(卑語))

 

첫째

생(쌩)까다: 어디서 파생된 말인지도 모르는 단어다. 이 말의 의미는 보통 ‘무시(외면)하다’, ‘헤어지다’와 같은 것.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처음(?) 사용되면서 이젠 일상생활은 물론 표준어가 무색 하리 만큼 자연스레 사용되는 말이다.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심리를 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다. 보통 쓰기 편하고 직설적으로 와 닿는 단어이기에 즐겨 사용할 것이다. 이러한 것을 보더라도 우리가 쓰는 단어들이 짧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단어 대신 표준말로 표현 하자면 ‘아, 그것 무시해 버리지 뭐’와 같이 표현돼야 정상이지만 요즘 사람들은 ‘아, 그것 생까버려.’ 라는 식으로 짧게 처리한다는 것이다. 물론 긴 단으로 짧게 함축한다는 것엔 할 말 없지만 그 단어 선택에 있어. 어원(語原)조차 없는 신생어(新生語)라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둘째

삽질하다: ‘어이구, 삽질하고 있네!’ 이 역시 많은 쓰는 비어다. 어떤 일을 잘 못할 때 창피를 주기 위해 쓰는 말로 표현된다. 기작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땐 도대체 저게 뭔 말인가? 했다. 일반적으로 삽질하다는 열심히 일하는 것을 떠오르게 하지 않는가?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이 표현을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사용하고 있다. 완전한 반어법적인 표현이다. 어찌 보면 많이 비꼬아 하는 면박일 수도 있다. 이렇듯 요즘은 직설적으로 또는 비꼬아 가며 너무도 쉽게 상대를 면박 준다.

 

셋째

골 때리다: 황당한 상황일 때 보통 ‘골 때린다’라는 표현을 쓴다. 황당한데 왜 골을 때릴까? 어릴 적 생각을 잠시 해본다. 어릴 적 내 행동을 보거나 티비에서 보면 어린 아이들에 무언가에 놀라거나 아차 싶을 때 이마를 때리는 행동을 취한다. 그게 바로 골(이마) 때리는 것과 같이 보여서 지금 우리는 골 때린 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말은 ㅏ가 다르고 ㅓ가 다르다. 또한 어감에서 받는 느낌도 다르다. 그냥 있는 그대로 ‘거 참 황당하네.’라고 하면 될 것을 ‘거참 골 때리네.’라고 하면 왠지 시비조로 들리지 않는가? 이런 것을 봐서라도 표준어 사용에 충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말)

 

 

 예쁜 우리말 / ⓒ박준규 

 

넷째

덧거리: 명사로 ‘정해진 수량 이외에 덧붙이는 물건’을 뜻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 보통 사람들은 ‘이빠이’라는 일본어로 사용할 경우가 많다. 예들 들어 어떤 수량을 요하는 물건을 사며 많이 달라는 표현을 할 때 ‘ 그것 좀 이빠이 담아 주세요.’라고 표현할 때가 많다.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많겠지만 통상적으로 많이들 사용한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덧거리’라는 표현을 써보는 건 어떨까? ‘덧거리 부탁합니다.’ 또는 ‘덤 좀 많이 주세요.’라고 표현해도 훨씬 듣기 편할 것이다.

 

다섯째

곰비임비: 부사로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남을 나타내는 말’이다. 말 그대로 좋은 일이 연거푸 일어나는 것을 표현하는 순수 우리말이다. 단어조차 예쁘지 않은가? 이러한 표현을 젊은 친구들 표현방식으로 바꾸어 보면 아마도 이럴 것이다. ‘아싸, 앞으로 열라 좋은 일만 생긴다.’ 모든 젊은 친구들이 그런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 이처럼 고운 우리말 놔두고 비어들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말하고 싶었으며 위 표현을 우리말로 바꾸어 하면 ‘아, 앞으로 좋은 일만 곰비임비 하겠는 걸?’이라고 훨씬 부드럽게 전달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모람모람: 부사로 ‘이따금씩 한데 몰아서.’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비어로 표현하자면 ‘한방에’ 와 비교할 수 있을 까? 예를 들어보자. ‘우리 그것 나중에 한방에 해 버리자’를 우리말로 바꾸어 하면 ‘우리 그것 나중에 모람모람 해 보자’로 표현된다. 역시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일곱째

자락: 명사로 ‘넓게 퍼진 안개나 구름, 어둠 따위.’를 나타내는 우리말이다. 예를 들면 ‘밤의 끝자락’, '구름 몇 자락‘, '안개자락’과 같은 표현이 있을 것이다. 문장으로는 “고흥 뒷산 위로 고기비늘 같은 구름 몇 자락이 걸쳐 있었다.”<한승원의 “해일"중에서> 와 같은 것도 있다.

 

여덟째

넌더리: 명사로 ‘지긋지긋하게 몹시 싫은 생각.’을 나타내는 우리말이다. 보통 ‘넌저리 난다’와 같은 발음으로 사용하는데 ‘넌더리’가 옮은 단어 표현이다. 예를 들면 ‘아, 나는 그 사람 넌더리나게 싫더라.’와 같이 쓸 수 있다.

 

아홉째

겨끔내기: 명사로 ‘서로 번갈아 하기.’를 뜻하는 우리말. 예로는 ‘너 혼자 그 일을 하지 말고 친구와 겨끔내기로 하거라.’와 같이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열 번째

뜨막하다: 형용사로 ‘사람들의 왕래나 소식 따위가 자주 있지 않다.’를 나타내는 우리말이다. 비슷한 말로 ‘뜸하다’도 있다. 예를 들면 ‘그 사람 뜨막한 게 요즘 보이질 않네.’ 와 같이 쓰인다.

 

이렇듯 우리말은 수도 없이 많으나 정작 일상에서 사용하는 본래 우리말은 많지 않다. 이는 우리말에 대한 홍보부족과 지식부족에서 오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무조건 외래어 반입과 최근 들어 급속도로 퍼지는 인터넷 비어들 사용의 일상화가 부른 당연한 문제일 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려운 만큼 우수한 우리말

 

솔직히 우리말은 어렵다.

외국인들도 우리말 배우기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말은 과학적이며 우수한 말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무조건 배우기 어렵다고 해서 우수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음과 모음의 조합으로 만들어내는 수천수만 가지의 우리말이야 말도 그 어떤 나라의 말보다 우수함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우리말을 아끼고 조금 더 알려고 노력해야만 우리말은 퇴보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될 것이다. 한글날을 맞이하여 이렇게 우수한 우리말에 대하여 한번쯤 생각하고 내가 알고 있은 순수 우리말은 몇 개나 될는지 한번 쯤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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