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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문화·예술

푸른비의 아침인사 #51

by 푸른비(박준규) 2007. 8. 20.

기분 좋은 아침 맞이하셨습니까?

 

예년에 비해 장마도 길고 더위도 길었던 여름이 서서히 저물어 가는 시기인 듯싶습니다. 지난여름 가장 큰 사회적 사건이 있었다면 무엇보다도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일 텐데요. 2명의 사상자와 2명의 석방자, 그리고 아직 석방되지 않은 19명의 피랍인들. 아마 올 여름뿐만 아니라 올해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사건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은 계절은 이런 사건들과는 무관하게 자연의 이치에 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세상에 이슈를 만들어 간다고는 하지만 흐르는 자연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무력해 지는 게 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올여름 초, 일기예보에서는 비도 많이 오고 여름도 길 것이라고 보도 했다가 장마기간이 짧아지고 장마 후 국지성폭우가 이어지자 여름이 짧아질 것이라 번복 보도를 했지만 여름의 태양은 쉽게 식지 않고 입추가 훨씬 지난 8월 중순에도 온대지를 달구고 있습니다. 기상청도 요즘 같아서는 예보하기 겁이 날 것 같습니다.

 

어제 8월 19일 낮에도 무척 더운 하루였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웃옷이 땀에 젖을 정도였으니까요. 종일 땀을 흘리고 시원스레 샤워를 한 뒤 휴식을 취하는데 욕실에서 우렁찬 귀뚜리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늘 욕실 문을 열어놓고 사는지라 귀뚜리의 울음소리가 거실까지 쩌렁쩌렁 울리더군요. 순간 ‘아, 더워도 벌써 가을이 오나 보다.’ 하고 생각이 들더군요. 순간 벽에 걸린 달력을 보니 8월 20일, 8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고 말이지요.

 

우연찮게 8월 하순을 우리 집 귀뚜리가 우렁차게 시작한 격이 되어 버렸습니다. 뜨겁던 날씨만큼이나 크고 작은 사건들로 우리의 마음을 편치 않게 했던 지난 계절들을 뒤로하고 조용히 가을을 우리 집 구석구석부터 시작이 되고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머잖아 바람결, 햇살,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서 가을이 보여 지고 느껴질 것입니다. 올 가을 여러분들은 어떤 멋진 계획들 세우고 계신지요? 부디 이번 가을엔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아무런 나쁜 사건 일어나지 않는 한 계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네요.

 

8월 하순이 시작되는 월요일 첫날, 힘차게 가을을 부르고 있는 푸른비 집의 아기귀뚜리 울음소리를 들으시며 출발하셨으면 합니다.

 


- 녹음시간: 08.20 / AM 01:38

- 녹음장소: 푸른비네 집 욕실 앞.

- 취재대상: 귀 모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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