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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문화·예술

푸른비의 아침인사 #52

by 푸른비(박준규) 2007. 9. 28.

- 푸른비의 아침인사 #52

 

부제: 어느 비장애인이 생각하는 장애인과의 결혼

 

지난밤 한 친구와 긴 대화를 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에 대하여. 비장애인인 이 친구는 의외로 장애인과의 결혼에 대해 긍정을 표현했고 대화의 주제가 이상하다는 반응마저 보였습니다. 얼마 전 한 장애인 친구와 비장애인 친구의 예쁜 사랑을 취재하려다 거부의사를 보여 접은 적이 있다고 했더니 이 친구는 더욱 의아해 하며 그런 게 취재거리가 되냐고 되물어 저를 당황케 까지 했습니다.

 

이제 젊은 세대에서는 이러한 결혼도 쉽게 얘기가 되고 이해가 되는 것 같아 잔잔한 미소부터 번지더군요. 굳이 결혼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 친구처럼 우리 장애인들을 이해해 주고 함께 하려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문득 감사함마저 들었습니다.

 

조건보다는 사랑이 우선돼야

 

‘조건보다는 사랑이 우선돼야’ 아주 형식적인 표현입니다.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상식. 허나 결혼이라는 현실 앞에서는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 앞에서는 무색 하리 만큼의 흔하고도 가치 없게 느껴지는 표현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표현만큼 정직하고 옳은 표현법도 마땅치 않으며 곧 사랑 앞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어야할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이 친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결혼하는 게 왜 이슈가 되어야하는 지 모른다고 한참을 열변을 토했습니다. 열변 끝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그럼 자신은 사랑하는 상대가 장애인 이라면 결혼하겠는가?’ 이 질문에 친구는 당연한 걸 왜 묻냐는 식으로 당당히 그러겠다고 답을 주더군요.

 

이 대답은 쉽게 나왔지만 저는 이 친구가 한 대답에 대해 한참을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비장애인입장에서도 이렇게 쉽게 답할 수 있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문제에 대해서 왜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 있게 말을 못하며 나아가 숨기기까지 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욕심은 욕심에서 삭혀라

 

장애인을 제외하고라도 일반결혼에서의 가장 문제시 되는 것은 서로의 대한 욕심 일 것입니다. 보다 나은 집안을 원하고 보다 똑똑하고 잘난 상대를 원하고 보다 많은 재산을 원하는 욕심들이 팽배해 결혼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현실이 된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단 평안한 가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욕심은 욕심에서 삭히는 지혜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서로의 대한 욕심을 채우려고만 하다보면 반드시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법.

 

사람과 사람 사이도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만일 결혼상대가 장애인이라면 ‘내가 그 사람 때문에 뭘 잃을까?’를 생각하기 보단 ‘내가 그 사람과 어떡하면 잘 어울려 하나가 될까?’하는 생각을 갖고 그 반대 입장이라면 ‘난 그 사람에게 짐이 될 텐데’하는 생각보단 ‘그 사람의 휴식처가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하고 결혼한다면 결코 힘든 결혼생활이 아닐 것이라 봅니다.

 

허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심을 욕심으로 채우려는 이기주위에 힘들 생활을 하게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밤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그래도 아직은 우리 장애인들도 살만한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또한 복지 분야도 점점 발전할 것이고 이 친구처럼 장애인을 평범한 일반인으로 봐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다보면 우리나라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조금이나마 줄어드는 세상으로 변하지 않을 까 하는 잠시 행복한 생각을 해본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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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이 친구 덕분에 밝은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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