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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by 푸른비(박준규) 2004. 12. 21.
하루의 시작이다. 동이 트고 어디선가 새들이 먼저 눈을 떠 우리에게 아침을 알리는 시간. 밤새 알 수 없는 번뇌에 빠져 허덕인 자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한 자, 그리고 평범하게 단잠으로 보낸 자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 그래서 시간은 공평하다. 24시간 숫자상의 약속 만큼이나 정확한 하루라는 틀 안에서 지금 깨어난 자들은 또 숨가쁘게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 시간이라는 것이 주어진 값만큼이나 순리대로 흐른다면 얼마나 사는데 순탄할까.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시간을 거슬러야 하고 때론 나름대로 멎게 하여 자신만의 시간의 분량을 조절해야할 때가 있다. 그렇게 해야할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기다림이란 것이다. 이 기다림 앞에서는 시간의 흐름은 완전 불규칙적인 바람과 같이 변하곤 한다. 기다림의 종류에 따라 시간의 흐름은 늦고 빠른 주기를 갖게 되면 우린 그 주기에 따라 하루를 길게 보내냐 짧게 보내냐 하는 결과를 갖게 된다.

같은 조건이라면 그대는 어떤 기다림을 원하겠는가?
하루를 보내며 누군가 또는 무엇을 기다려야할 경우 기약 없고 결과도 모르며 기다리는 긴 기다림과 어느 정도 약속도 되고 그 기다림 끝에 즐거움이 묻어나는 그런 기다림이라면 분명 그 시간은 짧고 행복할 것이며 그대들과 나는 이 후자의 기다림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만 된다면 또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전자의 기다림 같은 지루한 시간이 주어지면 그 하루는 몇 배 긴 시간이 되어 버릴 것이 분명하다.

이 아침 문듯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살면서 삼분의 일 이상은 기다림이라는 굴레에 묶여 살고 있지 않나 느껴진다. 만일 그렇다고 하면 기다리는 법을 각자 나름대로 만들어 살아가는 게 어떠할지 생각해 보았다. 그 법은 분명 대단한 것이 아닐것이다. 주어진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고 보내느냐에 따라 그 시간이 길어지고 혹은 짧아지기 때문.

결론은 생각의 차이다. 모든 문제가 생각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럼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따라 그 따분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편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지 않나 하는 얘기다. 따라서 기다리는 것에 대하여 한번쯤 자기만의 잣대로 선을 그어 놓고
그 선 안에서 그 시간을 유용하게 조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 기다림은 왜이리 길기만 한 것이며 또 나는 무엇을 이토록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04/07/01 AM 10:0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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