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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단상] 아침맞기

by 푸른비(박준규) 2004. 12. 21.
긴 밤을 지나 새벽이란 터널을 뚫고 아침 앞에 와 있다. 한 숨 잠도 없이 숨가쁘게 달려온 여기, 먼 동이 터 온다. 그대가 잠든 사이 그대가 단 꿈을 꾸는 짧지만 긴 시간 나는 수북히 쌓인 내 묵은 기억 걷어내며 또다른 나를 찾기 위해 길이 아닌 곳을 달려 지금 아침을 맞는다.

아직 잠들어 있을 그대여. 그대는 꿈을 꾸는 동안 나의 모습을 보았는가? 내가 내 안에 쌓인 묵은 기억을 걷어내는 동안 그대는 나의 애타는 모습을 보았는가. 그대 꿈속까지 전해줄 내 그리움을 잠결에서나마 잠시라도 느껴보았는가. 내 묵은 기억 속의 반은 그대가 남기고 간 검고 검은 잿더미, 그 속에서 나는 꿈을 꾸고 살았기 때문에 내 고통의 반을 그대도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고통의 터널을 지나 이렇게 맞이한 아침. 그대를 위한 시를 쓰고 싶다. 가끔은 내게 상처를 주고 그리움을 주고 사랑을 주고 이젠 진정한 사랑을 할줄 아는 큰 선물을 준 그대를 위해 짧은 시를 쓰고 싶다. 누가 들어도 행복해할 마법 같은 시.

지금 나는 긴 밤을 지나 새벽이란 터널을 뚫고 아침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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