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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문화·예술

푸른비의 아침인사 #59

by 푸른비(박준규) 2008. 2. 1.

- 푸른비의 아침인사 #59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글을 쓰지 않았으면 지금 쯤 무얼 하고 있을까? 라고 말이지요. 물론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 그래도 지금껏 글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요.

 

저는 어딘가에 얽매이는 걸 딱 질색해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겠지만 말입니다. 해서 학창시절 땐 공부도 거의 배짱으로 안 했던 기억이 생생하지요. 그 어린나이에 뭔 고집이 그렇게 세고 쓸데없는 반항기가 많았는지 돌이켜 생각하면 참 어이없음에 할 말을 잃습니다. 그나마 글 쓰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당시엔 글쓰는 것도 잘 못하고 어영부영 학창시설을 보낸 것 같습니다.

 

학교 졸업 후 글 쓰는 직업을 갖고 싶었지만 그런 일자리가 많겠습니까? 단지 꿈으로 접고 현실과 타협을 해야 했지요. 그때 마침 한창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화 되면서 동네에도 작은 컴퓨터 조립/수리점이 생겨 그곳에 운 좋게 들어가 일을 했는데 거의 7-8년을 하게 되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글 쓰는 일은 이미 물 건너 간 셈이었지요. 그래도 나름 재밌는 직장생활이었습니다.

 

허나 글 쓰고 싶은 마음은 늘 마음 한 구석에 있었던 터라서 취미생활로 작은 시모임도 만들어 회지도 발간하며 틈틈이 지냈었지요. 인터넷을 통한 모임. 때문에 회원들의 거주지도 방방곡곡. 운 좋게 유명 작가들도 인맥이 되어 만나 보기도 하고 취미생활 치고는 참 다양한 경험을 했던 시절들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러다가 잘 하던 컴퓨터 일도 imf 여파로 문을 닫게 된 후 짧은 시간동안의 백수생활도 해보고 다시 홈페이지/서버 관리 일도 해보고 작은 지역신문사에서도 일하는 등 다양한 경험들을 하며 지냈었습니다.

 

최근엔 프리랜서 직으로 지역에 있는 모 업체 컨설팅 일과 지역신문사에서 일거리를 가져다 처리해 주고 전에 홈페이지/서버 맡았던 한 두 곳 관리를 틈틈이 해주며 먹고 살고 있습니다. 그중 글 쓰는 일이 대부분인지라 나름 배운 도둑질(컴퓨터 관련일)은 점점 써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하고팠던 일들을 하는 것이라서 행복하긴 한데 너무 벌이가 시원치 못하다 보니 항상 그 점이 아쉬울 따름이지요.

 

이렇다보면 요즘은 내가 글 안 썼다면 아니, 좋아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라고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그 무엇보다도 잘나지 못한 나를 믿고 꾸준히 일거리를 제공해 주는 분들에게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그 분들 덕에 이렇게 밤늦도록 공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시간적, 심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맡겨진 일에 간혹 서툴게 마감을 해 올려도 너그럽게 봐주는 분들이기에 더욱 일하는데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저처럼 서툴지 않게 맡은바 일들 완벽히 마무리하는 멋진 분들이 되시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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