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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인연의 늪

by 푸른비(박준규) 2008. 6. 16.

- 인연의 늪

 

 

이럴 줄 알았다

길지 않은 삶을 살면서

늘 때늦은 후회 겪었으면서도

또 다시 반복하는 죄를 지으니

지금 내 반성은 하나의 허울일 뿐

 

인연은 결코 길지 않음을 알았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인연은

진정한 인연이 아님도 알았다

그저 나뒹구는 나뭇잎처럼 각자 뒹굴다

잠시 겹쳤다 떨어질 사이란 것도

 

길지 않은 삶 속에서

한 번 만난 진정한 인연을 놓쳤다면

다시 만날 새로운 인연은

자칫 허상일 수도 있는 것을

바보처럼 이제야 알았다

 

진정한 인연이란

나보다 더 나를 생각해 주려는 사람

나를 통해 득(得)을 생각지 않는 사람

하지만 흔히 찾을 수 없는 사람이기에

우리의 인연은 쉽지 않은 삶의 숙제다

 

하지만

그 진정한 인연도

한낱 종잇장에 불과할 수 있으니

아, 허울과 허상이 만들어낸 장난질에

나는 이 새벽 인연이란 늪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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