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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꽃을 보고 있으면

by 푸른비(박준규) 2008. 6. 30.

- 꽃을 보고 있으면

 

 

겨울을 제외한 계절

나는 자주 꽃을 찾아 헤맨다

화원에는 가지런히 다듬어진

수 십 종 꽃들이 사계절 있겠지만

들과 강변에 핀 꽃들이 좋아

겨울을 제외한 계절

나는 꽃을 찾아 헤맨다

 

들꽃은 나를 닮았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삶을 살고

꽃잎 하나 곱지 않은 모습에도

당당히 계절을 나는 모습이

못난 나를 닮아 있다

 

들꽃은 떠난 너를 닮았다

사방 불어오는 바람 이기지 못하고

너풀거리며 날아가 버린 너

그렇게 날아가 그 어딘가에

또 다시 싹을 틔우고 있을 너이기에

 

꽃을 보고 있으면

방글방글 웃음이 난다

정말 못난 얼굴 빤빤이 들어낸 모습에

방글방글 웃음이 난다

 

꽃을 보고 있으면

왈칵왈칵 눈물이 난다

후미진 곳에 홀로 핀 들꽃을 보고 있으면

왈칵왈칵 눈물이 난다

 

나는 들꽃을 좋아해 너를 사랑했지만

너는 들꽃을 닮아 바람 따라 사라졌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들과 강변에 핀 꽃들을 찾아

헤맬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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