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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문화·예술

푸른비의 아침인사 #62

by 푸른비(박준규) 2008. 8. 13.

- 푸른비의 아침인사 #62

 

 

가을입니다. 입춘과 말복이 지났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한낮의 기온은 뜨겁습니다. 여름이 가을에게 지기 싫어 더 열 내는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뜨겁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 뜨겁던 태양은 식어들 테고 바람결에도 찬기가 스밀 것입니다.

 

이 글은 쓰고 있는 지금은 2008년 08월 13일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창밖에선 이틀 째 부슬부슬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고 말이지요. 바로 지난주가 올여름 휴가기간 중 제일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간다고 한 때인데 지금 이 순간은 마치 가을 중간에 서 있는 것처럼 시원하고 고요한 시간입니다. 언제 더웠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은 정말 모두 간사한 것 같습니다. 난 아닐 것이라고 부정해 오며 살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할 때나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급변할 때 역시 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잠시 달리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 사람이 간사(?)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하나의 마음 또는 생각만을 갖고 산다면 과연 어떨까 하고 말이지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어느 변화에 동조(同調)하지 않고 내 처음의 뜻으로만 고집하며 산다?! 분명 일장일단을 갖을 텐데요. 하지만 그렇게 살 수 없다는 답부터 나와 깊이 생각할 의미조차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어찌 사람이 주위 환경에 따라 생각이 바뀌지 않겠습니까. 좀 억지스런 질문과 괴짜적인 제 생각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 번쯤 바람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시로 바뀌는 환경에 따른 내 마음을 강제적으로 고정시켜 버리는 나만의 이벤트를 만들어 본다는 것이지요. 재밌어 보이지 않는지요? 만일 이 이벤트를 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속칭 왕따를 당하거나 조금은 이상한 시선을 받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들은 마음이 바뀌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사람의 마음은 한결 같아야 한다느니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수시로 바뀌는 것에 익숙해 있다는 것이지요.

 

고집불통이니 꼴통이니 하는 말을 듣는 사람들을 종종 주위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요? 모두는 아니어도 대부분의 그런 사람들은 자기 생각과 마음의 변화가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즉, 그들이 처음 갖고 있는 생각을 고수하려고 애쓴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해서 그들과 대화를 하거나 일을 하면 어딘지 모르게 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기준이 그들과 맞지 않아서 일 것입니다. 반대로 그들이 일반인들을 볼 때도 답답해 보일 수 있을 것이고 말이지요.

 

그렇다고 무조건 그들이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고집불통이나 꼴통으로 남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건 전자(前者)의 고집불통들입니다. 지금 내가 너무 잦은 변덕과 어떤 일에 집중을 못한다면 한번쯤 내 고집을 부려서라도 일에 몰두해 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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