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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시한부 그리움

by 푸른비(박준규) 2011. 9. 3.

- 시한부 그리움

 

 

새벽 가로등불빛 아래서

세 마리의 나방이 춤을 춘다.

한 낮에 열기, 9월 바람에 식은 새벽

제 계절 빼앗겨 놀란 나방 세 마리가

마지막 몸짓으로 춤을 춘다.

 

아침이면

가로등 언저리 곳곳에 흩어져

한 마리는 배를 뒤집고

한 마리는 엎드리고

마지막 한 마리는

기술 좋게 모로 누워 죽어 있을 테지만

이 새벽

아무도 없는 골목 가로등불빛 아래서

저 세 마리의 나방은 춤을 춘다.

 

그리고

그 현란한 나방들의 춤사위 뒤로 번지는

곱디고운 나방가루 같은 미련들.

 

이 새벽

저 나방 세 마리는

이 계절에 추는 마지막 춤으로

잊고 있던 내 그리움들을 깨워주고 있다.

 

아침이면

제 주검 옆에 떨어져 뒹굴다 흩어져 버릴

나의 시한부 같은 그리움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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