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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세상에 물들기

by 푸른비(박준규) 2012. 1. 12.

- 세상에 물들기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세상

넋을 잃고 살다보면

순간의 이별쯤이야

바람 한 점 같은 것.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지.

처음 본 낯선 이에게

내 마음 홀랑 보여주고

보기 좋게

배신의 무기에 찔리는 것도.

 

하지만 어쩌랴?

이 모진 세상을

이별과 배신이 지배한 것을

그냥 그렇게

힘들지 않게 물들며 사는 수밖에

 

먼 훗날

이 별은 그런 곳이었다고

내 비(碑)에 짧은 메모 한 장 해놓고

그렇지 않은 별로

훌쩍, 바람 타고 떠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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