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나는 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by 푸른비(박준규) 2012. 1. 27.

- 나는 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는 새를 닮아 아름답다.

아침이면 지지배배 참새 같은 너

점심이면 종달새처럼 종알대는 너

저녁이면 소쩍새처럼 슬퍼지는 너

너는 새를 닮아 아름답다.

 

하지만 너는

새처럼 가만있지 못하고 불안해하더니

기어코

자유를 찾아 떠나 버렸지.

그 후

 

나는 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머리도 나쁘고

자기만 알고

종일 파닥거리고 시끄러운 새

언젠가

 

네 입술

내 입술로 꽉 깨물어 침묵 시켰던 것처럼

시끄러운 새를 잡아

부리를 묶어 놓고 싶을 정도로

나는 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새를 닮아 아름답던 이여

새처럼 자유를 찾아 날아간 이여

거기서는 종알대지 마라.

시도 때도 없이 파닥대지 마라.

그 울음, 몸부림 나처럼 안아 줄 이 없을 테니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겨울 담벼락의 울음  (0) 2012.01.29
(詩) 거미주검을 보며  (0) 2012.01.28
(詩) 너에게 가는 길  (0) 2012.01.26
(詩) 삶의 흔적이란  (0) 2012.01.25
(詩) 봄 씨앗  (0) 2012.01.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