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1월의 나무에게

by 푸른비(박준규) 2012. 1. 30.

- 1월의 나무에게

 

 

1년 중 제일 앙상한 몸으로

온종일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한 너는

오늘도 찬바람에 시달렸는지

몰골이 말이 아니구나.

 

차라리 이런 날엔

하얀 눈이라도 날려서

네 몸뚱이 가려주면 좋았으련만

애먼 바람만이 불었구나.

 

허나

1월의 나무여 슬퍼하지 마라.

1년의 너의 모습들 중

지금이 가장 정겨우니 슬퍼하지 마라.

 

너는 새로운 삶을 위해

머지않아 푸릇한 새 옷을 싹 틔우고

또 한해를 살아가겠지.

그것이 너의 운명이니.

 

하지만 1월의 나무여.

대책 없이 너를 닮아있는 나는

어떤 옷으로 갈아입고

한해를 살아야 하는가?

 

지금

내 몸뚱이 밑에는

너처럼 수분을 빨아올릴

뿌리가 없는데.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카멜레온  (0) 2012.02.01
(詩) 올겨울  (0) 2012.01.31
(詩) 겨울 담벼락의 울음  (0) 2012.01.29
(詩) 거미주검을 보며  (0) 2012.01.28
(詩) 나는 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0) 2012.01.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