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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바람도둑

by 푸른비(박준규) 2012. 3. 5.

- 바람도둑

 

 

무엇엔가 흔적은 남긴다는 것은

내 존재를 알리고 싶다는 뜻인지도 몰라.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남기는 수많은 흔적들

내 존재를 알리고 싶지 않아도 남는 나의 흔적들

때문에 타인에게 내 존재는 알려지고

그 이유로 세상은 혼자 살아 갈 수 없다는 것인지도 몰라.

 

그래서 내가 가장 부러워하고 동경하게된 것이

흔적 없이 스쳐 지나듯 부는 한줄기 바람

그 형체 없는 부드러운 존재인지도 몰라.

너만이 이 별에서

가장 완전 범죄를 할 수 있는 도둑이니까.

 

먼 훗날, 나도 바람이 될 수 있다면

그 누구도 모르게

온 몸으로 그대를 안고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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