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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수전증과 빈 잔

by 푸른비(박준규) 2012. 3. 8.

- 수전증과 빈 잔

 

 

빈 잔에 술을 채워

그대에게 건넬 수 있다면

빈 잔에 따라 주는

그대 술 한 잔 받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길다하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

그대 먼 길 떠난 후

밤낮으로 되뇌는 아쉬움과 절망

이제는 잊고 싶은데

아직은 이른 바람 같구나.

 

언젠가 그대 따뜻한 손에

내 떨리는 손은 꼭 잡혀

수많은 여행을 했고

그대 손 안에서

또 다시 맞았던 평온한 밤들

 

그런 그대가 떠난 후

빈 잔에 술 한 잔 채워 건네지 못하니

내 마음은 천근만근이구나.

하지만 그대는 또 이해해 주겠지.

언제나 그랬듯이 내 편이 되어 주겠지.

 

언젠가 그대 앞에 설 때는

그대 분신 같은 이와 함께 하리라.

그때가 언제인지는 몰라도 그때까지만

그대에게 바칠 나의 술잔은 잠시 빈 잔.

타오르는 갈증 있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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