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그대가 남긴 것들

by 푸른비(박준규) 2012. 3. 31.

- 그대가 남긴 것들

 

 

시시때때로

서릿바람 되어 내 안을 훑고 가는 그대는

겨우내 웅크려 있던 내 몸뚱이에

움찔 숨을 불어 넣던 존재였지.

 

보고만 있어도

내 눈이 닳아 없어질 것 같은 그대는

고드름처럼 얼어 있던 내 몸뚱이를

녹은 물처럼 흐르게 하던 존재였지.

 

이승에서는 다시 볼 수 없는 존재

희생의 의미를 내게 남겨 주고 간 존재

그로인해 내 마음의 눈마저 높아져

외길을 걷게 한 존재.

 

아, 나는 그대로 인해

어설픈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다시 그대의 영혼을 가진 자를 만나지 못한다면

영원히 헤어나지 못할 위험한 길을 걷고 있다.

 

잔인하지만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그대가 남긴 선물에

내 몸과 마음에 메말라 가고 있다.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인연 놓기 #03  (0) 2012.04.08
(詩) 그리움 순(筍) 치기  (0) 2012.04.03
(詩) 사람 냄새  (0) 2012.03.21
(詩) 벗기수행  (0) 2012.03.20
(詩) 기억 속의 먼지  (0) 2012.03.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