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가 남긴 것들
시시때때로
서릿바람 되어 내 안을 훑고 가는 그대는
겨우내 웅크려 있던 내 몸뚱이에
움찔 숨을 불어 넣던 존재였지.
보고만 있어도
내 눈이 닳아 없어질 것 같은 그대는
고드름처럼 얼어 있던 내 몸뚱이를
녹은 물처럼 흐르게 하던 존재였지.
이승에서는 다시 볼 수 없는 존재
희생의 의미를 내게 남겨 주고 간 존재
그로인해 내 마음의 눈마저 높아져
외길을 걷게 한 존재.
아, 나는 그대로 인해
어설픈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다시 그대의 영혼을 가진 자를 만나지 못한다면
영원히 헤어나지 못할 위험한 길을 걷고 있다.
잔인하지만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그대가 남긴 선물에
내 몸과 마음에 메말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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