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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그리움 순(筍) 치기

by 푸른비(박준규) 2012. 4. 3.

- 그리움 순(筍) 치기

 

 

거름 없이도 무성히 자라는 것 중 하나는 그리움이다.

살면서 어찌하다가 만든 인연에

차마 잊지 못하고 남겨 놓은 그리움이란 놈은

잔인하리만큼 생명력 강한 존재로

우후죽순보다 좋은 번식력을 갖고 나를 지배한다.

가끔은

그 형체 없는 존재에 난도질을 하고 싶다.

그러면

무수히 조각난 체 다시 사방으로 자라서

나를 가두겠지만

가끔은 형체 없이 하늘거리는 너를 베고 싶다.

이 별에 내가 사는 동안

감당하지 못하고 감수해야할 너를

밑동까지 잘라 버리고 싶다.

그리고

새록새록 자라는 낯익은 그리움에

미친 듯 다시 빠져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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