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 순(筍) 치기
거름 없이도 무성히 자라는 것 중 하나는 그리움이다.
살면서 어찌하다가 만든 인연에
차마 잊지 못하고 남겨 놓은 그리움이란 놈은
잔인하리만큼 생명력 강한 존재로
우후죽순보다 좋은 번식력을 갖고 나를 지배한다.
가끔은
그 형체 없는 존재에 난도질을 하고 싶다.
그러면
무수히 조각난 체 다시 사방으로 자라서
나를 가두겠지만
가끔은 형체 없이 하늘거리는 너를 베고 싶다.
이 별에 내가 사는 동안
감당하지 못하고 감수해야할 너를
밑동까지 잘라 버리고 싶다.
그리고
새록새록 자라는 낯익은 그리움에
미친 듯 다시 빠져들고 싶다.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배웅 (0) | 2012.04.09 |
---|---|
(詩) 인연 놓기 #03 (0) | 2012.04.08 |
(詩) 그대가 남긴 것들 (0) | 2012.03.31 |
(詩) 사람 냄새 (0) | 2012.03.21 |
(詩) 벗기수행 (0) | 2012.03.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