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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일회용 희망

by 푸른비(박준규) 2012. 11. 4.

- 일회용 희망

 

 

마지막 가을이 끝나고 있다.

마지막 겨울을 부르며

마지막 가을이 끝나고 있다.

지나간 마지막 여름은

지나간 마지막 봄을 그립게 했고

지금 끝나가는 마지막 가을은

머지않아 다가올 겨울 안에서

또 그리워지게 할 것이다.

올해의 마지막 가을은.

그리고 마지막 겨울은

느린 걸음으로 걷다가

모두가 지칠 때 쯤

새 봄을 불러 희망을 주겠지만

하루살이 삶을 닮은 나는

새 봄을 꿈꿀 여유가 없다.

하루가 한 계절이고

하루가 일 년이고

하루가 순간인 나에게는.

마지막 가을이 끝나고 있다.

마지막 겨울이 오고 있다.

그 뒤에는 펼쳐질 날들은

아직 검은 색 도화지일 뿐

아무런 밑그림조차 없다.

이럴 땐

일회용 희망이라도 가져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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