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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겨울나무에게

by 푸른비(박준규) 2017. 2. 7.

겨울나무에게

 

 

앙상하기 그지없고

초라하기 그지없고

볼품없기 그지없이

겨우내 한 자리에 서서

누굴 기다리지도 않으면서

누굴 기다리는 척을 하며

한 계절 반을 자포자기한 나무

너는 참 나를 닮았구나.

아무도 봐주지 않는

봐줘봐야 혀만 차고 지나갈

헛된 생()

너는 참 나를 닮았구나.

 

아, 다시 생각하니

나만의 착각이었구나.

앙상하고

초라하고

볼품없던 너는

한 계절 반을

봄이라는 계절을 기다린 거였구나?

그 혹독한 바람과 더 싸늘한 시선 받아가며

너를 푸르게 만들어 줄

따뜻한 봄을 기다린 거였구나.

그래. 그 어떤 고난이라도 그 끝이 보인다면

그깟 한 계절 반이 무슨 대수냐.

 

나와는 비교조차 하지 못할

부러운 겨울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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