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가 남긴 것
새벽 잠결에 들리던 빗소리
꿈속에서 그 빗물은
여름내 달궈진 들녘을 적시고
나는 절뚝거리는 다리로
그 들녘 저편에서 내게 손 흔드는
너에게로 뛰어 갔다.
얼마 만이었던가? 아니면
처음이었던가?
동화 속에서나 읽고 보았던 천사
그 이상의 순수한 마음을 가졌을 것만 같은
감사하고도 소중한 만남이
얼마 만이었던가?
순간,
그 소중한 만남을 깨부수는 알람소리
무거운 눈꺼풀을 들고 보니
역시 꿈이었구나.
밤새 잠 못 이루다가 겨우 잠들어
소중한 사람 만나나 했더니 꿈이었구나.
그래도
새벽 내내 내린 비가
얕은 내 잠속으로까지 스며들어
한 계절 내내 달궈진 열을 식히고
다가올 가을에 대한 희망을 심어줬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해야지.
오늘 비가 남긴 것은
빈 껍질 같은 꿈의 씨앗이 심어준
가을에 대한 희망 하나.
...............
5, 6 년 전인가 처음 접했던 에피톤 프로젝트.
특히 객원? 싱어로 활동하던 '심규선'이란 가수가 부른 곡들이 더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작곡을 할 줄 아는 실력있는 가수이기도 하죠. 오랜만에 찾아 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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