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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인생의 천적

by 푸른비(박준규) 2018. 1. 13.

인생의 천적

 

 

작은 방에 걸린 커다란 둥근 벽시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초침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초침에 자갈을 물려

시간 흐르는 소리는 안 들렸지만

같은 숫자를 돌고 도는 바늘들과

점점 쇠약해 지는

나의 의지력에서

시간은 쉬지 않고 흐른다는 걸 알았다.

순간, 울컥하는 객기에

벽시계를 과녁 삼아

내 뼈를 갈아 화살을 만들어 쏴

흐르는 시간을 멈추고 싶었지만

시간은 쏜 살보다 빠르다는 진리에

허무히 무릎 꿇고 말았다.

시간은

맞수 없는 인생의 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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