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천적
작은 방에 걸린 커다란 둥근 벽시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초침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초침에 자갈을 물려
시간 흐르는 소리는 안 들렸지만
같은 숫자를 돌고 도는 바늘들과
점점 쇠약해 지는
나의 의지력에서
시간은 쉬지 않고 흐른다는 걸 알았다.
순간, 울컥하는 객기에
벽시계를 과녁 삼아
내 뼈를 갈아 화살을 만들어 쏴
흐르는 시간을 멈추고 싶었지만
시간은 쏜 살보다 빠르다는 진리에
허무히 무릎 꿇고 말았다.
시간은
맞수 없는 인생의 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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