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의 길목
내 집으로 가는 길은 정해져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 길은 외길이었지만
지금은 실핏줄처럼 길들이 뚫려
전보다는 길들이 늘어났다.
그래도 집으로 가는 길들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계절이 오가는 길목은 어느 곳일까?
꽃이 핀 길이라 하여 그곳이
봄이 오는 길목은 아닐 터
낙엽이 진 길들이 모두
가을이 간 길목은 아닐 터
한겨울 도심지 어느 창고 같은 화원에는
강제로 만들어낸 온기로 봄 길이 열리고
그 길목마다에는 봄꽃들이 흐드러져
겨울 속에서 시들어 가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 봄꽃을 보며
봄이라는 계절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문득
내 집으로 가는 익숙한 길처럼
강변 어디 쯤
언덕 어디 쯤
나지막한 야산 어디쯤에서
계절이 오가는 길목을 찾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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