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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계절의 길목

by 푸른비(박준규) 2018. 1. 15.

계절의 길목

 

 

내 집으로 가는 길은 정해져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 길은 외길이었지만

지금은 실핏줄처럼 길들이 뚫려

전보다는 길들이 늘어났다.

그래도 집으로 가는 길들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계절이 오가는 길목은 어느 곳일까?

꽃이 핀 길이라 하여 그곳이

봄이 오는 길목은 아닐 터

낙엽이 진 길들이 모두

가을이 간 길목은 아닐 터

 

한겨울 도심지 어느 창고 같은 화원에는

강제로 만들어낸 온기로 봄 길이 열리고

그 길목마다에는 봄꽃들이 흐드러져

겨울 속에서 시들어 가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 봄꽃을 보며

봄이라는 계절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문득

내 집으로 가는 익숙한 길처럼

강변 어디 쯤

언덕 어디 쯤

나지막한 야산 어디쯤에서

계절이 오가는 길목을 찾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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