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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순수 분실

by 푸른비(박준규) 2019. 2. 25.


- 순수 분실

 

 

겨우내 앙상한 저 마른 나뭇가지가

봄 되면 푸릇한 잎을 틔우고

여름내 거센 비바람마저 이겨낼

잠재력 힘을 가졌다는 것을

수 십 년 살아온 나도

가끔 믿을 수 없었지.

 

돌이켜보면 세상은

믿을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차라리 모르고 살다가는 것이

어쩌면 행복한

일일지도 몰라.

 

모르는 것들을 알아간다는 것

알아가야 하기에

알고 싶지 않을 것도 알게 되고

그로인해 힘들어질 수도 있고

무언가 하나를 안다는 것은

내 안에 순수 하나를 분실하는 것인지도 몰라.

 

가끔 나는

하늘과 강과 산과 들

그리고

길들여지지 않은 철새와 같던 그대만을

내 안의 호수에

가득 품고 살고 싶어 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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