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수 분실
겨우내 앙상한 저 마른 나뭇가지가
봄 되면 푸릇한 잎을 틔우고
여름내 거센 비바람마저 이겨낼
잠재력 힘을 가졌다는 것을
수 십 년 살아온 나도
가끔 믿을 수 없었지.
돌이켜보면 세상은
믿을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차라리 모르고 살다가는 것이
어쩌면 행복한
일일지도 몰라.
모르는 것들을 알아간다는 것
알아가야 하기에
알고 싶지 않을 것도 알게 되고
그로인해 힘들어질 수도 있고
무언가 하나를 안다는 것은
내 안에 순수 하나를 분실하는 것인지도 몰라.
가끔 나는
하늘과 강과 산과 들
그리고
길들여지지 않은 철새와 같던 그대만을
내 안의 호수에
가득 품고 살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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