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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여름이 해주는 충고

by 푸른비(박준규) 2019. 8. 3.

- 여름이 해주는 충고



언젠가부터인지 일상의 모든 것들이 그냥 그렇게 흐지부지 흐르고 있었다.

무엇하나 특별할 것도

그렇다고 애써 외면할 것도 없이

시간이 흐르는 대로, 그 순간을 버티는 대로

그저 그러한 시간들로 지낸 것 같다.

다시 말하면

"뭐 다운 뭐!" 즉, ~답지 않게...지냈다는 것.


이러한 일상은 나이가 들수록 늘어만 가는 느낌이다.

사소한 일들에 관심을 갖고

그 일들을 궁금해 하며 나아가 파헤치기까지 하려던 나의 행동들은

언젠가부터인지 나이가 들수록

흐지부지돼 가고 있었다.


그러다 이 며칠 사이

등짝에 땀을 흐르게 했다가 다시 마르게 하는 무더위에

화들짝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

"그래. 여름은 여름이었구나"

"여름은 여름 답게 온 대지를 달아오르게 하는구나."


역시 여름은 여름다웠다.

여름이 여름 답지 않았다면 여름이란 이름도 없었을 것처럼

여름은 정말 여름다웠다.

기상이변으로 계절의 이상변화는 이미 일어났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각 계절은 각 계절 다운 색을 잃지 않고 있다.


그리고

올여름은 나에게

잃었던 나 다운 나를 다시 찾아보라고

이 새벽까지

뜨거운 열을 토하며

식지 않고 있다.

.

.

.


( Budapest / Jethro Tu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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