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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고양이 연가 #01

by 푸른비(박준규) 2021. 11. 8.

- 고양이 연가 #01

 

 

나에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지.

온몸은 하얗고

머리와 꼬리만 검은색 고양이.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었을까?

8년 동안 나의 넋을 모두 빼놓고

시름 한 지 사흘 만에

화려하지도 않은 무지개다리를

훌쩍 건너간 야속한 나의 고양이.

 

떠나고 생각하니

그런 고양이는 없었다.

순하고 순한 외모와 속 깊었던 고양이

오랜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이 아팠을까?

하지만 아픈 내색조차 하지 않고

내 무릎 위를 좋아하던 고양이

따뜻한 솜뭉치 같았던 나의 고양이

생각할수록 아파 잊고 지내야 할 고양이.

 

나에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지.

온몸은 하얗고

머리와 꼬리만 까맣던 고양이.

세상에서 가장 온순한 얼굴로

나에게만 안기던

속 깊고

따뜻한 솜뭉치 같던

까옹이라는 천사 고양이.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평생 마음 아프게 살게 되었지만

함께 했던 기억 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내 삻의 버팀목이었던

온몸은 하얗고

머리와 꼬리만 까맣던 나의 고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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