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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비수(匕首) 장맛비

by 푸른비(박준규) 2022. 7. 7.

- 비수(匕首) 장맛비

 

 

내리는 비는 거슬러 오를 수 없다.

중력에 의해 위에서 아래로 내리고

바람에 의해 옆으로 내리고

그렇게 종일 내리는 비는

내 발밑에 고일 뿐

다시 하늘로 거슬러 오를 수 없다.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 년에 반 절기

비 내리는 계절이 시작됐다.

살면서 수많은

주워 담을 수 없는 것 중

내리는 저 비와

내가 너에게 쏟아낸 비수 같던 말들은

()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겠지.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기억을 되살리겠지.

차리라 장맛비는 그치고 마르면

다시 일 년을 버틸 수 있지만

내뱉은 나의 말들은

수시로 떠올라

나와 너를 아프게 할 수 있으니

지독한 장마보다 아프다.

거스를 수 없다는 단순한 차원이 아닌

고질병으로 고착된 내가 만든 악()이다.

 

거슬러 오를 수는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내 발밑으로

주워 담을 수 없는

내가 너에게 쏟아낸 비수 같던 말들이

장맛비 되어

다시 내 가슴에 퍼붓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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