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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산책

by 푸른비(박준규) 2003. 3. 27.
......................................................................2003.03.27

- 산책


우린 하루 세끼 밥을 먹고 산다. 물론 제 끼니 못 챙겨 먹고 사는 나 같은 사람도
수두룩 할테지만 어쨌건 사람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을 먹고 살아간다.
음식은 영양분 고루 갖춘 음식은 우리의 몸을 유지시켜 주며 먹는 즐거움 또한
적지 않게 주는 아주 고마운 생의 일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음식의 소중한 존재에 비해 그리 적지 않은 심적 에너지를 주는
작은 것 하나를 뒷전으로 하고 사는 경향이 있다. 음식 만큼이나 우리에게
큰 즐거움과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산책' 바로 그것을
우린 뒷전으로 하고 산다는 것이다. 그나마 경제가 안정되고 개개인의 생활들이
예전보다 많이 나아져서 최근엔 레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나
이 부유층들이 즐길 수 있는 고가(高價) 휴식(?)이 아닌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최소 비용의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산책이란 것은 날이 갈 수록 줄어든다.

산책,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을 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직장을 다닌다면 퇴근 후라던지 집에 있는 사람들은 잠시 시간을 낸다던지 하여
작게는 동네 한바퀴 천천히 돌아보는 것도 산책이 되는 것인데 우린 지금
그 작은 일조차 귀찮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하여 더 많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얹고 사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나가서 하루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 거리에 내버리고 올 수 있는 부지런함이 없어서일 것이다.

우리 학창시절 그것도 초등학교 때를 생각해 보자. 그때도 지금처럼 스트레스와
온갖 피로에 겹쳐 허덕였는가를... 물론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 당시엔 나름대로 스트레스 받았다고 느꼈을지 모르나 그것들은 몇시간 또는
하룻밤 사이면 모두 사라졌더라는걸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과연 그때의 스트레스 등은 왜 빨리 사라졌던 걸까?
그 당시 받았던 것들이 지금의 스트레스와의 강도(?)가 틀려서?? 그건 아니다.
그 나이에 받던 스트레스 역시 지금 우리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의 강도와
분명 갖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 나이에 맞게 일을 하므로
역시 그 나이에 맞는 일들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어렸을 때 받던
스트레스나 성인이 되어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는 거의 같다는 것이다.

그럼 다시.. 왜 그때의 스트레스 등은 왜 빨리 사라졌던 걸까?
결론은 아주 쉽다. 바로 '산책'과 같은 주변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자. 예전의 우리들은 학교를 다녀와 거의 친구들과 뛰놀며 지내거나
산과 들로 내달리며 즐겼던 시간이 많았다. 이것이 바로 산책과 같은 역할이다.
다 성장한 우리가 지금 저녁에 퇴근을 해서 동네 마다 뛰어다니며 놀 때는 아니다.
그렇다고 그런 여건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럼 우린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
밥만 먹구 자는 생활만해야 하는가? 이런 생활이 곧 스트레스 축적의 원인이며
갖가지 병(病)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는 일이다.

해서 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때처럼 집에 돌아와 가볍게 동네를 돌고
동네를 도는 동안 하루에 쌓인 스트레스 원인을 모두 잊으려 노력하려고 하다보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와 천지 차이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무조건 산책을 한다고 해서 그날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하면서 거기서 느낄 수 있는 상황들에 몰입 되어야 한다.
즉, 주변에 펼쳐진 풍경이라던지 내가 원하는 일을 해본다전지 하는 몰입...
그렇게 시간을 할애해야 진정의 산책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개인차에 따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피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있겠지만
산책이란 시간을 나름대로 투자하여 피로를 푸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우린 이런 것을 하나의 '여가시간활용', '취미활동'으로 구분 짓기도 한다.

결론은 이런 것이다.
산책이라 하여 너무 부담 갖지도 너무 가볍게 보지도 말아야 하며
그냥 예전 어린 아이 때로 돌아가 학교 파하고 집에 돌아와 뛰놀던 것 처럼
그렇게 습관적으로 자기 시간을 갖는 것이 바로 '산책'의 진정한 의미란 것이다.

...나만의 산책법은 아주 단순하다.
일과 중 오후 늦게 동네 또는 외각 한번 도는 것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그렇게 산책하는 동안 내 눈에 펼쳐지는 자연 현상과 주변 풍경들 만으로
내 마음을 안정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
우리들 몸에 필요한 음식만큼이나 우리들 마음에 필요한 영양요소가 아닌가 싶다.

.......................................................................02:4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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