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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인연

by 푸른비(박준규) 2003. 3. 29.
......................................................................2003.03.29

- 인연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정말 얽히고설키어 원하던 원치 않던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로인해 격는 행복과 고통들로 한 생(生)을 마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현실이 그러한 것은 사실이고...

그러나 가끔 상상을 해 본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인연만 남기고
이 별에 사는 사람들과의 모든 인연을 끊고 사는 상상 말이다. 그렇게 한참을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면 참으로 행복해질 때가 많다. 물론 그런 삶을 살기엔
비현실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정말 그렇기에 더 그 상상할 시간 만큼은 행복한 것이
아닐는지 모르는 일이다. 나처럼 내성적이며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인연을 유지하는게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현실이 현실이니 만큼
그러한 나의 삶의 자세도 조금은 빗나간 삶의 자세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나와 생각이 사상이 틀린 사람들과의 만남은 생각만으로 힘든 일이다. 게다가
그들과 통하지 않는 대화를 나눠야 하며 그들과 얼굴 붉히며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아주 숨이 막혀 온다. 어쩌면 이런 나의 마음 가짐도 대단치 않은
내 안에 자리한 자존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존심 보단 하나의 현실 도피일까...
어쨌든 나는 인연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 그 소중함을 알기에 아무나 만나고
그들과 쉽게 친해지고 그들의 물들기는 싫다. 정말 나와 맞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과 한 울타리 안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픈 꿈을 꾼다. 비록 나의 그 꿈이
정말 꿈으로 끝날지 몰라도 지금의 내 삶을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생각해 보자. 정말 욕심없는 사람들 끼리 한 곳에 모여 살며 서로 의심하지 않고
챙켜 주고, 나누며 사는 그 풍경을.. 생각만으로 즐겁지 않은가.
어차피 사회생활에 있어서는 양극의 사람들이 있어야 본 모습을 찾는 거지만
우린 그 사회 구성원 중 착한 부류의 사람들로 나뉘어 지고 싶은 것이다.
정 이 사회에 적응 못하면 또 어떤가. 아주 외진 곳에서 따로 모여 살면 되지. ~.~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보다. 아직 사춘기 나이의 생각...
가끔 나는 지금의 내 심리적 상태를 '오춘기'라고 웃으게 소리를 한다.
'사춘기'라 하기엔 너무 늙은(?) 나이.. 하지만 오춘기라는 핑계(?)하에
내가 꿈을 꾸던 인연을 계속 동경하며 살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인연... 내가 살아가는 동안 떼어 놓을 수 없는 물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내 목을 시원히 적셔 주는 맑은 물, 때론 악취가 나서 피하게 되는 오염된 물.
어차피 사는 동안엔 물을 내게서 떼어 놓을 수 없듯이 좋던 싫던 인연은 이어지니
사는 동안 이라도 맑은 물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을 따름이다.

.......................................................................03:1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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