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숨바꼭질

by 푸른비(박준규) 2006. 3. 30.

- 숨바꼭질



  참 오랜 세월이 흘렀다

  내 그림자 같은 너를

  장난스레 숨어보라고 한 날이

  헤아릴 수 없는 시간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세월로 남았다

  그때

  내 등 뒤에서 머뭇거리던 너는

  결코 숨지 않을 것만 같던 너는

  어떤 이유로 나를 두고 숨었는가

  아무리 꾀꼬리를 외쳐도 소용없는

  그 깊고도 슬픈 곳으로 숨었는가


  아이들의 숨바꼭질이라면

  해지고 저녁에는 얼굴 내밀겠지만

  아이보다 순수했던 너는

  내 안이 아닌 어느 곳에 숨어서

  나를 영원한 술래로 만들었는가

  비육일이 별에 사는 아이가

  장미 가시에 찔려 아파하는 것보다

  그렇게 믿던 너에게

  숨어보라 했던 나의 마음은

  아픔마저 느끼질 못할 허무로 마비됐다

  나는 너와 이별의 숨바꼭질을 한 것이다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은 우체부 (노랫말)  (0) 2006.06.28
홈쇼핑이 주는 즐거움  (0) 2006.05.12
[스크랩] 끝내.....대일밴드...ㅠㅠ;  (0) 2006.03.03
(詩) 미련경보  (0) 2005.12.18
[단상] 아침맞기  (0) 2004.12.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