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바꼭질
참 오랜 세월이 흘렀다
내 그림자 같은 너를
장난스레 숨어보라고 한 날이
헤아릴 수 없는 시간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세월로 남았다
그때
내 등 뒤에서 머뭇거리던 너는
결코 숨지 않을 것만 같던 너는
어떤 이유로 나를 두고 숨었는가
아무리 꾀꼬리를 외쳐도 소용없는
그 깊고도 슬픈 곳으로 숨었는가
아이들의 숨바꼭질이라면
해지고 저녁에는 얼굴 내밀겠지만
아이보다 순수했던 너는
내 안이 아닌 어느 곳에 숨어서
나를 영원한 술래로 만들었는가
비육일이 별에 사는 아이가
장미 가시에 찔려 아파하는 것보다
그렇게 믿던 너에게
숨어보라 했던 나의 마음은
아픔마저 느끼질 못할 허무로 마비됐다
나는 너와 이별의 숨바꼭질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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