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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문화·예술

9시 뉴스 기자도 헷갈려하는 단어

by 푸른비(박준규) 2006. 4. 24.
지난 4월 21일 지상파 방송인 M방송사 9시 뉴스에서 앵커와 취재(보도)기자가 쓴 특정단어가 진행에 있어 매끄러움을 방해해 웃지 못할 씁쓸한 해프닝을 연출 했다.

이날 앵커는 ‘베란다로 침입‘이란 타이틀 제목 아래 사건을 소개했고 사건이 보도 되는 와중 취재기자는 연신 베란다와 발코니를 혼용하며 보도 했다. 내용은 “발코니를 통해 여성들이 혼자 사는 곳을 골라 침입해 연쇄 성폭행을 했던 용의자를 검거 했다”는 것. 촬영 되어진 곳은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 흔히 이런 곳에 건축된 공간을 설명할 땐 베란다가 아닌 발코니가 정확한 표현이었지만 기자는 베란다와 발코니를 혼용해 보도했다.

이 두 단어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베란다의 경우 1층이 2층보다 면적이 넓어 2층의 지붕을 막아 1층 면적과 같게 막음공사 등을 하여 2층 공간을 넓힌 것을 뜻하며 발코니의 경우 2층 이상의 건물에서 거실을 넓히는 목적으로 건축물 외부로 돌출되게 하여 공간을 낸 부분이다.

흔히 우리가 보는 연립주택이나 아파트에 보이는 큰 외부 창들은 베란다가 아닌 발코니에 속하는 것. 이렇듯 방송기자들마저 헷갈리는 단어는 어렵지 않게 발견 되지만 최소 지상파 방송 그것도 한 방송사의 얼굴이라고 하는 9시 뉴스에서 그러한 단어를 혼용하여 사용한건 문제의 소지가 충분히 있는 옥에 티다.

이밖에도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들 중에 혼동하기 쉬운 단어와 표현에 있어 신경 써야할 단어들이 몇 가지 있는데 바른 표현법을 알아보면 아래와 같다.


- 오손도손(X), 오순도순(O) / 설레임(X), 설렘(O) / 쌩뚱맞다(X), 생뚱맞다(O)
- 옷거리 : 옷을 입은 맵시를 뜻하며
- 옷걸이 : 옷을 걸게 만든 기구를 뜻한다.
* 부시다 / 부수다


특히 위에 '부시다'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눈이 부시다'와 같이 시각적 표현과 '그릇 등을 물로 부시다(설거지)'와 같은 표현. '부수다'는 깨뜨리거나 망가뜨리는 것. '부수다'와 '부시다'의 발음이 비슷해서 혼동하기 쉬워 이 두 낱말들은 '부수다'는 '부숴', '부수고'로, '부시다'는 '부셔, 부시고'로 써야 옳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혼동해 사용하는 단어가 많아 늘 주의를 해야 하지만 무심코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인터넷문화가 발전하면서 표준한글은 점차 줄임말 또는 외계어(젊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급속으로 파생된 그들만의 표현법(문자/특수문자를 혼용한 새로운 단어)로 변하고 있는데, 일부 네티즌들은 이의 사용을 자제하자는 운동을 펼치기도 한다.

앞으로 새로운 단어들이 더 생기고 문화에 따른 의사표현마저 변해갈 시점에서 지금의 단어들마저 헷갈려 표현하는 우리들 모습에 한 번 쯤 따가운 질책을 할 수 있는 자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도 어딘가에선 우리말조차 어설프면서 시대에 떨어질 수 없다며 인터넷 앞에 앉아 숱한 줄임말과 외계어를 익히려 눈에 힘을 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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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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