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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문화·예술

푸른비의 아침인사 #21

by 푸른비(박준규) 2006. 6. 26.

기분 좋은 하루 맞이하셨습니까?


아침마다 저의 아침인사를 읽어주시는 님을 위해서 저는 새벽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첫 머리에 ‘어제는’ 이라는 과거형 단어를 즐겨 사용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좀 틀리게 써 볼까하고 이렇게 시작을 해봤는데 왠지 낯선 느낌마저 들고 있네요. 어느새 과거형 단어에 익숙해 버린 것일까요? 무엇인가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은 참 좋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간혹 너무 익숙한 것을 고집하다가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지만 대체적으로 무언가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은 ‘아름답다’ 고 까지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 안에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익숙해 있는 것을 사용함이 옳겠지요?


어제는 아침 일찍 일어나 관내 유원지들을 돌아보며 관광 나온 사람들과 짧은 인터뷰를 나눠 봤습니다. 주제는 ‘16강 진출 좌절과 6·25 기념일에 대한 생각’ 들에 대해서 말이지요. 아침 일찍 또는 토요일 밤에 와서 야영을 한 관광객들이 제법 있더라고요. 그들에게 다가가 지난 새벽 16강 진출에 실패한 경기에 대한 의견과 6·25 기념일에 대한 의견을 질문하고 녹음을 해야 하는데 당연히 마음이 급해 오고 몸은 더 굳어져 오기시작 했습니다. 아는 사람이라면 또는 일대 일 대면 인터뷰라면 그 초조함이 덜 했겠지만 열린 공간에서 무작위로 만나 하는 인터뷰인지라 상상을 초월하게 긴장이 됐습니다. (이 지랄병 같으니라구!! )


어차피 마음먹고 나온 일 부딪혀 보자 하는 마음으로 비틀비틀 다가가 명함 한 장 건네고 우물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문을 엽니다.


- 저.. 00시민기자인데요. 한 가지 질문 좀 드릴까 하고요.

“네. 무슨 질문이요?”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관광객들! ㅠ)


- 어제 한국 축구가 16강 진출이 불가능하게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오늘이 6·25 56주년 되는 날인데 기분은 어떠신지 궁금해서요.

“아, 네...” (답변 생략)


일단 시작을 하면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진행은 되는데 그 시작 전의 초조함과 인터뷰도중 많은 사람들의 시선집중이란 정말 견디기 힘들 만큼 불편함이 사실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불편했던 순간들을 무사히 견뎌 내고 돌아와 원고작성을 마치고 송고를 했습니다. 일단 블로그를 통해 오르는 글들이 아무 편집 없이 보여 지는 제 글입니다. 한 신문 사이트에서는  송고한 제 원고가 기사화되기에 좀 미흡하다 판단되면 1차적으로 제게 수정제안을 하거나 가끔 자체(데스크권한) 편집을 해서 기사화 해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가끔 기사화가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어제와 같은 어떤 특정일을 취재하는 기사일 경우 취재 후 송고를 하고 만일 1차적인 수정제안을 제가 늦게 받았을 경우 수정을 늦게 한다면 하루의 끝이 되거나 다음요일로 넘어 가게 되어 기사로서의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이럴 땐 차라리 기사화를 안 하고 블로그를 통해 알리는 편이 훨씬 나을 수도 있지요.


잠시 말이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이렇듯 고생해서 작성한 내 글이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가끔 보이는 댓글들을 볼 때 그 불편했던 순간들의 기분이 싹~하고 사라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지요. 모든 일들이 그렇지 않은가요? 즉, 하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무언가 보람을 느끼기에 끝까지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요즘 경제도 상당히 어렵고 사는 게 힘든 때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들의 하루하루 생활마저 힘이 든다면 정말 최악의 경우가 될 것이지요.


사람들의 이상한 눈빛을 감수하며 비틀비틀 거리면서도 꿋꿋이 취재한답시고 그들 사이에서 어슬렁거리며 사는 저도 있습니다. 제 글을 계속 읽어 주시고 이해를 주시는 여러분들이라면 진정 행복해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고 계신 분들일 거라 생각 됩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서 마무리 하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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