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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문화·예술

푸른비의 아침인사 #30

by 푸른비(박준규) 2006. 7. 5.

기분 좋은 하루 맞이하셨습니까?


어제 하루는 종일 흐리며 간간히 비가 내리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장마 속 어느 하루의 시간이었는데요. 이런 날 여러분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일들을 하며 지내셨는지 궁금해집니다. 흔히 비가 오는 거리는 한산합니다. 특히 작은 지역 같은 거리는 그 한산함이 더하지요. 어릴 적부터 늘 궁금해 하는 게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궁금증이 확 풀린 건 아니고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어머니 손잡고 서울(청량리)로 장을 보러 간 기억이 많습니다.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 가평이었고요. 제가 멀미를 심하게 하여 버스를 못 타는 관계로 가고 올 때마다 기차를 이용했었지요. 그때 시간으로 한 번 기차를 타면 2시간은 족히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가평에 살다 서울을 가면 무엇보다 신기한건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시골인 가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의 사람들을 접하게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때부터 갖게 된 궁금증은 ‘와, 사람들 많다. 이 사람들은 다 어디서 나왔을까?’ 라는 것과  반대로 비가 오는 날 서울을 가면 그 많던 사람들이 역이나 도로에서 눈이 띠게 줄어든 것을 보면서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 것입니다. 커서는 그 아동틱(?)한 생각에서 조금은 탈피하게 되더군요. 허나 새로운 궁금증이 생겨났지요. 그건 바로 도시에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를 보며 ‘와, 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일들을 하며 사는 걸까?’ 라는 궁금증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이 궁금증 역시 어릴 적 가졌던 것과 크게 무관하지 않은 궁금증일 테지요. 이렇듯 저는 사람들이 무얼 하며 사는지와 그렇게 거릴 메우던 사람들이 비가 오면 어디론가 숨어 버린다는 것이 이상하게도 궁금해집니다. 분명 비가 안 왔으면 거리에 나타났을 사람들이니까 말이지요. 물론 아무 일 아닌 것에 제가 신경을 쓰며 사는 것 또한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오늘처럼 비 내려 거리가 한산해 지는 것을 볼 때마다 이렇게 병이 도집니다.


그러나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라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너무 내 자신만 생각하며 사는 것도 잘못된 마음가짐이기에 조금은 엉뚱하고 대책 없는 상상일지 모르지만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건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지 혼자 상상하며 비 내리는 날 한 때를 상상의 나래를 펴며 잠시 휴식해 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분들이야 이렇게 비오는 날 타인들이 어디로 가서 안 보이는지 따위엔 관심이 없겠지만 혼자인 사람들 중 괜히 비 온다고 혼자 투덜대느니 타인들이라도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보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생각을 해봤습니다. 장마철이라 비오는 날이 많으니 혹시 시간이 남아 사색이라도 할 시간이 온다면 저와 같은 엉뚱한 상상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이 푸른비만을 생각하시진 말고요. 더욱 힘겨워진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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