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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426

(詩) 나쁜 사랑에게 - 나쁜 사랑에게 바람소리로 다가와 음악소리로 머물다 빗물소리로 떠나고 아침햇살로 다가와 달무리처럼 머물다 노을빛으로 떠나고 아, 이제는 바람소리도 음악소리도 아침햇살도 아닌 너 빗물소리처럼 달무리 진 노을빛처럼 그렇게 그렇게 날 아프게만 하는 구나 2010. 1. 9.
(詩) 평행선이 아름다운 이유 - 평행선이 아름다운 이유 평행선을 말하는 사람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과 마주보고 가야만 하는 것들처럼 안타까움의 상징만을 떠올린다. 평행선을 그리는 사람들은 아련히 작아지는 두 선과 강하나 녹슨 철길에 초점을 두고 흰 도화지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하지만 평행선에도 만남이 있다. 이.. 2009. 12. 30.
(詩) 시골 터미널에서 - 시골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기억이다. 이 텅 빈 시골 터미널에서 그대를 기다리던 추억이 그리 멀지 않은 기억이다. 가깝지 않은 추억이다. 이 텅 빈 시골 터미널에서 그대를 보내던 기억들이 그리 가깝지 않던 추억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무심코 뒤돌아보니 기억과 추억은 닳고 닳은 차표처.. 2009. 12. 7.
(詩) 계절습성 - 계절습성 계절은 남김없이 변하는 습성이 있다. 따사로운 햇살의 봄도 내려쬐던 햇살의 여름도 투명하든 햇살의 가을도 온기 없던 햇살의 겨울도 그 계절에 어울리는 햇살만 비추듯 계절은 지난 계절에 대한 어느 것도 남기지 않고 변하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계절은 왜, 사람들 마음속에만 지난 계.. 2009. 11. 25.
(詩) 행복해야 할 이유 - 행복해야 할 이유 당신이 행복해야 할 이유는 많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매일 밤마다 눈 감을 때 안부인사 해주는 사람만 있어도 당신은 행복해 해야 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 매 끼니마다 굶지는 않았는지 걱정스레 챙겨주는 사람만 있어도 당신은 행복해 해야 합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길.. 2009. 9. 28.
(詩) 수면제 - 수면제 이 새벽 은하수보다 밝은 정신으로 잠이 오지 않아 한 마리 두 마리 양을 센다. 세다가, 세다가 화가 날 즈음 문득 떠오르는 그대 다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세어본다. 철없던 내손 꼭 잡고 산책 나선 날들 나의 어둔한 표현에도 까르르 숨넘어가던 날들 이유 없이 토라져 말이 없던 날들 하나부.. 2009. 9. 14.
(詩) 내가 하루살이라면 - 내가 하루살이라면 어제는 그대가 그리워지고 오늘은 그대가 보고파지고 내일은 그대가 미워지겠지 우리가 하루만 살다 죽는다면 그립거나 보고프거나 미워만 하다 세상을 뜨겠지만 우리는 사람이기에 그리움과 보고픔과 미움을 두루 뭉실 갖고 살아가는 것 하지만 내가 하루살이라면 그댈 향한 한.. 2009. 8. 25.
(詩) 무언의 굴레 - 무언의 굴레 우두커니 몇 십 년 한 자리에 서서 세상사 지켜본 저 나무 수년을 흐르고 고이고 다시 흐르는 저 강 일 년에 한번 피고 지는 들꽃 그리고 블랙홀 같은 내 안에 숨은 너는 참 말이 없구나. 종일 셀 수 없이 재잘 되는 참새와 나무를 뒤흔드는 거센 바람 철썩철썩 강변 언저리 물살 조용하지 .. 2009. 8. 23.
(詩) 휘파람 - 휘파람 나오지도 않는 휘파람을 불었지. 두 볼 아파올 때까지 나오지도 않는 휘파람을 불었지. 아주 오래전 그댈 기다리며 불던 휘파람. 그 소리에 작은 숲 적막이 깨지고 그 소리에 쌓인 내 두려움 깨지고 그 소리에 그대가 웃던 바보 휘파람. 세월이 흐르고 흐른 이 새벽 하늘 보며 입술 모아 보니 수.. 2009. 8. 20.
(詩) 거미를 부러워하다 - 거미를 부러워하다 여름이 익어가는 새벽 장마는 이상기후에 멈칫하고 내 방 천장 거미들은 먹이사슬 이어가랴 바쁘다 어제 낮 먼지 쌓인 아스팔트 한차례 훑고 간 소나기에 나는 잠시 정신 놓았다 어둑해진 밤 눈비비고 일어나 둘러보니 어디선가 윙윙대는 모기 하루가 번개같이 흘렀다 아침이면 .. 2009. 7. 5.
[추모시] 바보인연 부제: 故 노 전 대통령을 생각하다가... - 바보인연 시원한 바람이 불어 좋은 새벽이다. 온종일 멍한 생각으로 강변과 풀숲과 들녘을 방환한 나 이런 날 안아 주는 새벽이어 좋다. 며칠은 슬프다고 울고 며칠은 허망함에 울고 며칠은 그리움에 울고 오늘은 미련으로 울고 울다 맞은 하루는 온통 잿빛이며.. 2009. 5. 31.
(詩) 얼굴 - 얼굴 눈물 나도록 보고픈 얼굴이 있다. 눈에 띠게 예쁘지도 눈부시게 아름답지도 않지만 눈물 나도록 보고픈 얼굴이 있다. 내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몇 날 며칠을 떠올려야 하지만 한번 떠오르면 다시 몇 날 며칠 지워지지 않는 얼굴 가끔 그대도 날 생각하는가? 몇 날 며칠이 아니어도 아주 가끔씩 .. 2009. 4. 28.
(詩) 다른 별의 사랑 법 - 다른 별의 사랑 법 생각만으로도 왈칵 눈물 나는 사람이 있다. 생각만으로도 와락 안고 싶은 사람이 있다. 생각만으로도 버럭 놀리고픈 사람이 있다. 철이 없는 건지, 너무 착해서인지 나만 보면 마냥 웃어주던 사람이 있다. 한 때는 그 웃음에 취하고 한 때는 그 웃음에 멍하고 한 때는 그 웃음에 울었.. 2009. 4. 24.
(詩) 이럴 줄 알았지 - 이럴 줄 알았지 이럴 줄 알았지 애써 당당해 했던 이 고집이 내리는 비에 쓸려간 후 그 빈자리에 후회만 남았으니 언젠간 이럴 줄 알았지 하지만 내가 두려운 것은 빈자리를 점령한 후회가 아닌 그 후회를 위로해 줄 푸른 그대가 없다는 것 언젠가 이럴 줄 알았지 비에 쓸려간 내 고집이야 새 삶을 새.. 2009. 4. 21.
(詩) 예쁜 존재 - 예쁜 존재 참 예쁜 마음이야 참 예쁜 영혼이야 참 예쁜 얼굴이야 하지만 너는 내가 잡을 수 없는 존재거나 나에겐 잡히지 않을 존재 그것이 나에겐 슬픔이지. 어찌 보면 설렘과 실망과 포기는 같은 마음 같은 곳에서 샘물처럼 솟는지도 몰라 참 예쁜 얼굴이야 참 예쁜 영혼이야 참 예쁜 마음이야 늘 .. 2009. 4. 15.
(詩) 가장 아름다운 별 - 가장 아름다운 별 밤하늘에 떠 있는 셀 수 없는 저 별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빛의 별을 꼽으라면 나는 꼽을 수 없다 비슷비슷한 크기와 희고 파랗고 반짝거림 속도만 조금 다를 뿐, 거의 비슷한 별들이기 때문에 나는 꼽을 수 없다 하지만 밤하늘에 별이 아닌 별 중 하나를 꼽으라면 자신 있게 꼽을 수.. 2009. 3. 6.
(詩) 백치(白痴)와 거목(巨木) - 백치(白痴)와 거목(巨木) 가끔은 백치(白痴)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욕심은 있으나 수줍어 드러내지 못하는 미움보단 정이 많아 늘 가슴이 따뜻한 조금은 바보와도 같은 백치 같은 사람을 이 겨울 끄트머리에서 만나고 싶다.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나는 시든 나무로 서 있었지만 내 주위론 끝임 없.. 2009. 2. 8.
(詩) 기다림의 한계 - 기다림의 한계 파릇한 풀이 돋고 새벽 내 그 풀밭에서 벌레가 울고 그 울음 귀뚜리가 잠재우며 적막으로 하얀 밤이 새길 몇 해. 파릇하게 돋는 풀과 앙올앙올 대는 풀벌레 나를 닮아 고집 센 귀뚜리와 하얀 밤을 만드는 눈송이는 그렇다지만 나는 무슨 죄로 몇 해 동안 기약 없는 기다림에 영혼을 바래.. 2009. 2. 4.
(詩) 자업자득 - 자업자득(自業自得) 세상 소리에 귀를 막고 살아왔네. 내 생각과 주장 앞세우고 세상 소리에 귀를 막고 살아왔네. 세상 모든 것에 눈을 감고 살아왔네. 내 시선 안으로 펼쳐진 것들을 제외하고 본 듯 만 듯 눈을 감고 살아왔네. 세상에 입을 닫고 살아왔네. 수많은 말보다 짧고 쓴 한마디 던지며 어항 .. 2009. 2. 3.
(詩) 겨울 숲 - 겨울 숲 가끔 겨울 숲을 헤맨다. 이파리라곤 지난 가을 내내 말라비틀어진 푸석한 잎 몇 장 덩그러니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힁한 겨울 숲을 가끔 헤맨다. 내딛는 발자국마다 서걱서걱 밟히는 세월의 소리 그 소리에 겨울은 또 다시 사라져 가고 또렷했던 내 추억도 사라져 가고 모든 걸 사라지게 하.. 2009. 2. 2.
(詩) 꿈이란 꿈이란 꿈을 꾸고 싶다 현실과 동떨어진 것들의 아름다움을 현실에 맞지 않는 순수의 사랑을 꿈을 꾸어 봤다 현실과 동떨어진 것들의 아름다움을 현실에 맞지 않는 순수의 사랑을 꿈에서 깨어나니 아름다운 것들은 바람(Hope)이 되고 순수한 사랑은 또 다시 꿈(Dream)이 되어 있었다 꿈이란 꿈(Hope)을 꿈(Dr.. 2009. 1. 31.
(詩) 무시(無詩) #101 - 무시(無詩) #101 오늘도 하루를 살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바람과 구름과 태양과 수 만 가지 빛깔과 한 줌의 미련 움켜지고 오늘 하루를 살았다. 아침나절은 바쁘게 점심나절은 정신없게 저녁나절은 힘겹게 그리고 이 새벽은 몽하게 이제 꿈꿀 일만 남았다. 바쁘고 정신없고 힘겹고 몽함을 달래줄 푸른 .. 2009. 1. 24.
(詩) 겨울텃새 - 겨울텃새 뽀드득 뽀드득 눈 위를 걸으면 눈 위에 눌린 내 발자국처럼 드러나는 추억과 눈이 녹아야만 비로소 사라질 쌓였던 원망들 올 겨울은 유난히 텃새가 심하다. 이렇듯 겨울이 텃새를 부리는 날엔 그리워하기 나쁜 계절이고 아파하기도 나쁜 계절이다. 차라리 이런 겨울날엔 마음 통한 시절인연.. 2009. 1. 18.
(詩) 겨울은 - 겨울은 낮보다 밤이 길어 그리워해야할 시간도 많고 그리움에 빠지다 보니 글썽글썽 눈물 고일 날도 많고 눈물 고일 날 많다보니 탁한 세상 투명하게 보일 날 많아 좋은 계절 하지만 그 투명함에서 상실된 기대에 마음 아픈 계절 겨울은 그렇게 내 마음 속 언저리를 맴돌며 나의 시력 잃은 눈만 맑게 .. 2009. 1. 17.
(詩) 죽은 추억의 도피처 - 죽은 추억의 도피처 참 희한한 일이지. 기억 저 멀리 사라졌다가도 문득 문득 바람처럼 휘몰아치는 죽은 추억들로 이렇게 위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죽은 추억 안에는 언제나 다정한 소리가 있고 핑크빛 가을과 데이지 저녁 꽃에 앉은 철지난 나비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네. 언젠가 나도 모를 우.. 2008. 12. 21.
(詩) 기억한다는 것은 - 기억한다는 것은 때론 버거울 일이다. 차곡차곡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기억하고 다가올 내일마저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때론 버거울 일이다. 수십 년 전 네다섯 살 때 기억에 히죽 웃음 지며 행복할지 몰라도 옛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새로운 일들을 쉼 없이 기억하며 산다는 것은 울고 싶을.. 2008. 12. 10.
(詩) 독(毒) - 독(毒) 매서운 겨울 칼바람을 맞다가 문득 깨달았다. 더 늦기 전, 내 안에 있는 미련쪼가릴 버려야겠다는 걸. 손톱만한 그리움과 눈곱만한 좋은 추억들 동네 꼬마들이 굴려 키운 눈덩이마냥 부풀려 아파하다 스르르 녹는 아픔 감수하는 미련쪼가릴 이젠 벌여야겠다. 이 별에 운명적 만남이 존재하고 .. 2008. 12. 7.
(詩) 12월의 겨울 詩 - 12월의 겨울 詩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코끝 살짝 시릴 만큼 부는 바람과 맑디맑은 파란 하늘이 아름다워 팔짱만 끼고 걸어도 따뜻할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언젠가 읽었던 삼류소설책 속 주인공들처럼 유치한 사랑을 해도 아름다워 보일 계절이다. 이별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유가 무엇이던 눈물.. 2008. 12. 2.
(詩) 격(隔) - 격(隔) 때론 바람 부는 거리를 이름도 모를 너의 손을 잡고 거닐고 싶다. 비틀 중심 잃어 어지러울지라도. 해질녘 도심지 명동거리나 들풀 우거진 시골 어느 오솔길이나 강물에 노을 충렁이는 강변길이면 어떠리. 낯이 익어 서로의 흉만 볼 줄 아는 사람보다는 때론 낯설어도 서로에게 존중하는 그런 .. 2008. 12. 1.
(詩) 꿈속에 꿈 - 꿈속에 꿈 겨울이라 텅 빈 풀숲에서 한 마리 새가 운다. 이름이 무언지, 철새인지 텃새인지도 모를 작은 새 한 마리가 텅 빈 겨울 숲을 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울음 한 가운데 내가 우두커니 서 있다. 어지러운 나의 삶과 앞으로도 헤쳐 나가야할 수많은 고뇌 덩어리들을 안고 텅 빈 겨울 숲에 내가 서.. 2008.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