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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426

(詩) 빛에 허를 찔리다 - 빛에 허虛를 찔리다. 푸른 하늘과 푸른바다는 한통속이어서 어둠의 음침함과 거기서 오는 공포 모를 줄 알았더니 구름 한 점마저 집어삼킨 하늘과 그 하늘 오롯이 품은 바다를 보니 어둠 버금가는 검은 빛을 품고 있었네. 2019. 6. 26.
(詩) 절대적 침묵 #01 - 절대적 침묵 #01 계절의 변화는 소리 없이 오고 가는 절대적 침묵을 소유한 자연이치다. 하지만 계절마다에는 수없이 많은 소리와 풍경이 있어 그로인해 그 계절만의 색이 도드라져 보인다. 그렇게 한 계절은 요란한 소리와 풍경을 담고 있지만 계절과 계절 사이 그 짧은 간절기에는 요.. 2019. 5. 8.
(詩) 인연 가뭄 - 인연 가뭄 가끔은 비雨가 그리질 때가 있다. 기억조차 가물거리는 시절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때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내 주위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내리던 빗물만큼이나 투명하고 착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처마 밑에 놓인 작은 항아리 속 물이 고이듯 내 주위.. 2019. 4. 25.
(詩) 기다림의 계절 - 기다림의 계절 돌다리를 건너가는 긴 머리 꼬마아가씨 뒤에 봄이 따라가고 그 봄 속에는 따뜻한 바람 머지않아 그 바람 맞으며 나는 또 누군가를 기다리겠지? 봄이란 계절은 일 년을 시작하는 계절이지만 기다림이 시작되는 계절인지도 몰라. .................. ( April Come She Will / 사이먼 & .. 2019. 3. 12.
(詩) 시간 의식 - 시간 의식 살아가다가 가끔씩 생각해 보면 시간을 쫓아가며 살고 있는 것인지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는 것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물론 지금도 알 수는 없지만 꼭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가끔은 이 어려운 물음의 답을 알고 싶어진다. 그 누구도 답해주지 못할 어려운 답 하지만 .. 2019. 3. 6.
(詩) 때(時)를 놓친다는 것 - 때((時)를 놓친다는 것 눈을 비비고 둘러봐도 이젠 보이지 않는 사람 눈물 나도록 후회해도 끝내 보이지 않았다. 오래전 그날 내 자신을 나도 모를 때 나보다 더 날 잘 알던 사람 끝내 보이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서 이제야 조금 내 자신을 알아갈 무렵 고맙다는 말 툭 던지고 싶었지만 그.. 2019. 2. 28.
(詩) 순수 분실 - 순수 분실 겨우내 앙상한 저 마른 나뭇가지가 봄 되면 푸릇한 잎을 틔우고 여름내 거센 비바람마저 이겨낼 잠재력 힘을 가졌다는 것을 수 십 년 살아온 나도 가끔 믿을 수 없었지. 돌이켜보면 세상은 믿을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차라리 모르고 살다가는 것이 어쩌면 행복.. 2019. 2. 25.
(詩) 열정의 반영 - 열정의 반영 “무엇을 해라” 보다 “무엇을 하고 싶니?” 라는 말을 나는 더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듣는 것보다 이젠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해주어야할 나이가 됐지만 섣불리 내뱉을 수 없는 현실이 아프다. 돌이켜 생각하니 그랬다. .. 2019. 2. 21.
(詩) 차별 의심 병(病) - 차별 의심 병(病) 기다림에도 차별이 있는지 마음 안 가는 사람을 마중할 때는 몇 시간을 기다려도 무덤덤하더니 미소 고운 그대 기다리는 시간은 하루를 기다려도 바람 같으며 그대 얼굴 보고 있는 시간은 한 시간이 일 분 같았지. 마음 안 가는 사람을 배웅할 때는 그 모습 사라지기도 .. 2019. 2. 19.
(詩) 잡을 수 없는 것들을 잡는 법 - 잡을 수 없는 것들을 잡는 법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삶을 살다보니 세상엔 잡을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 문득 삶을 뒤돌아 봐야할 순간에는 그 잡을 수 없는 것들이 마음에 걸려 다시 마음이 복잡해지곤 한다. 악착을 떨며 살아온 사람과 온순함을 떨며 살아온 사람 그 모든 이.. 2019. 2. 13.
(詩) 겨울나무 - 겨울나무 12월 찬바람을 맞고 1월의 흰 눈을 맞으며 정신없이 보내는 이 겨울이 따뜻했던 그대를 닮은 계절 봄 마중을 위한 아픔이라면 나는 기꺼이 벌거벗은 겨울나무이어도 행복하겠네. 2019. 1. 14.
(詩) 단명 수치(羞恥) - 단명 수치(羞恥) 나뭇잎은 나뭇잎으로 태어나 낙엽으로 지고 바람은 나뭇가지, 나뭇잎 굴러가는 낙엽 등에 빌붙어 살다가 제 모습 세상에 각인시키고 끝내 휭 하는 바람소리 남기며 사라지듯 세상의 순수한 모든 것들은 제각기 자신의 모습은 감추지 못하고 살지만 오직 사람만이 오직 .. 2018. 12. 19.
(詩) 겨울 고질병 - 겨울 고질병 밤하늘 별빛이 또렷해지고 그 별을 올려다는 내 두 눈이 아프도록 시린 걸 보니 겨울은 벌써 자리를 틀고 앉았구나. 이런 날 코끝까지 시려 눈물 날 것 같은 날 바람이 차갑다고 안부 한 번 물어줄 사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가끔은 애정 어린 관심과 집착에 대한 경계선.. 2018. 12. 14.
(詩) 오지랖 시(詩) #01 - 오지랖 시(詩) #01 겨울바람에 모든 것이 얼어붙던 날 웅크리고 익숙한 길을 잰걸음으로 지나가다가 문득 모든 연인들의 발걸음이 서로를 향한 발길 그대로 얼어붙어 발길 되돌릴 일 없기를 기도했네. 2018. 12. 10.
(詩) 풀잎 같은 기억 - 풀잎 같은 기억 비가 내릴 때나 눈(雪) 내리는 것을 보면 가끔 추억 저편에 있던 기억이 스멀대며 떠오를 때가 있다. 비는 내려 땅속으로 스며들고 눈도 내려 땅 위에 잠시 쌓이다가 이내 녹아버리지만 추억 속 기억은 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올라와 민들레 홀씨처럼 머릿속을 떠다니.. 2018. 12. 6.
(詩) 제비꽃 필 무렵 - 제비꽃 필 무렵 제비꽃 필 무렵 작은 동산 위로 너풀거리는 나비처럼 내게 다가올 그대 마중 나가 볼까? 제비꽃 필 계절 아직도 멀고 꽃이 핀다 해도 이름도 모를 그대 내게 온다는 확신도 없는데 무작정 마중 나갈 생각에 깊어지는 11월 초겨울 밤이 봄볕처럼 화사하구나. 2018. 11. 19.
(詩) 아껴야할 말들과 써야할 말들 - 아껴야할 말들과 써야할 말들 반백년 가까운 삶을 살고서야 아껴야할 말들과 써야할 말들이 무엇인지 하나 둘 씩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니 이제껏 내뱉고 침묵하던 내 말들은 모두 허사(虛事)였음을 알았네. 젊다는 패기 하나로 온갖 독설은 내뱉고 보듬고 품어야할 따뜻한 말들은 낯 뜨.. 2018. 10. 1.
(詩) 바람(hope)의 시(詩) #03 바람(hope)의 시(詩) #03 내 체온보다 뜨거운 태양의 계절 그 태양 아래서 그 태양보다 뜨거운 눈빛으로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애 닳게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나는 행복하겠네. 2018. 8. 8.
(詩) 계절의 경계 - 계절의 경계 세월이 흐를수록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고 계절의 경계가 흐려질수록 만발해야할 계절 꽃들도 소리 없이 줄어들고 있으니 사계절마다 꽃들과 바람에서 갈망하던 나의 추억들도 이젠 세월의 흐름에 바래져간 경계와 함께 내 안에서도 사라지고 있구나. 2018. 6. 19.
(詩) 시간 - 시간 되돌아 갈수도 없고 앞질러 갈수도 없고 주어진 대로만 가야하는 만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권리 어떤 이는 그 권리로 부(富)를 쌓고 어떤 이는 그 권리로 명예를 높이고 어떤 이는 그 권리로 선(善)을 베풀 때 또 다른 어떤 이는 그 권리로 악(惡)을 쌓는다. 그럼 나는 그 권리로 무.. 2018. 6. 17.
(詩) 겨울잠에서 깬 그리움 - 겨울잠에서 깬 그리움 눈이 내리면 좋아 들뛰는 강아지들처럼 봄이 올 무렵이면 나는 종일 들떠 그리움에 빠져 산다. 그리움도 겨울잠을 자는 것인지 겨우내 잠꼬대하듯 간간히 그리움질 해댔으나 봄이 올 무렵부터는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들처럼 내 마음 구서구석을 헤집고 다니니 봄.. 2018. 3. 8.
(詩) 봄이 오는 풍경 #17 - 봄이 오는 풍경 #17 겨울과 봄이 섞인 바람과 햇살이 겨우내 잠든 나무들을 깨우고 그 나무 아래서 펴는 길고양이의 늘어지는 기지개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엔 봄이 가득하구나. 2018. 3. 5.
(詩) 들을 수 없는 대답 #02 - 들을 수 없는 대답 #02 오늘이 지나면 봄이 올까? 내일이 지나면 봄이 올까? 지나가는 길고양이에게 물으니 삶이 고달파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뿐 대답이 없었네. 2018. 3. 2.
(詩) 숫자 놀음 - 숫자 놀음 하나 둘 셋 넷 다섯 삶은 줄지 않고 누적돼 가는 숫자 놀음 때론 누적된 숫자들을 빼보고 싶지만 정작 뺄 수도 없고 뺀다한들 또 줄어든 만큼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그 배로 채우려는 욕심들 하지만 가끔은 다섯 넷 셋 둘 하나처럼 역(易)셈하며 사는 삶도 비눗물로 깨끗이 .. 2018. 3. 1.
(詩) 별들이 죽은 후에 - 별들이 죽은 후에 별들의 색은 총 몇 가지일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색은 정해져 있는 듯한데 정작 밤하늘 보며 확인하려 하니 떠 있는 별들의 수가 너무 적구나. 이럴 줄 알았더라면 오래 전 별들이 많이 살아 있을 때 미리 세어볼 것을. 2018. 2. 26.
(詩) 봄옷 - 봄옷 3월로 가는 길목의 어느 새벽 천둥을 동반한 소낙눈이 내리고 잠자던 두 마리의 고양이는 천둥소리에 놀라 내게 달려들었다. 순간 고양이들을 끌어안고 안심시켜준다는 거짓 명분으로 그들보다 놀라 무서웠던 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올봄은 그렇게 요란을 떨며 오는 것일까.. 2018. 2. 23.
(詩) 들을 수 없는 대답 - 들을 수 없는 대답 봄을 준비하는 땅속의 모습은 어떨까? 겨우내 얼어 단단한 흙 속에서는 어떤 생명체들이 봄을 준비하고 있을까? 도심지 아스팔트 밑으로 힘겹게 뿌리 내리고 서 있는 나무에게 부질없는 질문을 던져 본다. 2018. 2. 22.
(詩) 오해와 언쟁 푸는 법 - 오해와 언쟁 푸는 법 이 세상에는 말(言)로 글로 표현 못할 것들이 없지만 어느 것으로도 표현을 못하거나 하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와 언쟁이 끊이질 않지. 그것을 일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은 게으름일까? 자존심일까? 하지만 이 두 가지 역시 마음먹기에 따라 고칠 수 있는 것. 인간사.. 2018. 2. 21.
(詩) 자판기 커피 - 자판기 커피 밀물처럼 밀려와 잡초들처럼 번진 다양한 커피들 요즘 사람들은 밥보다 커피를 신경 써 마신다며 호들갑 아닌 호들갑들이다. 천차만별이 커피종류와 가격 그 종류에 비례하는 향과 맛 어떤 것이 진짜 커피 맛인지조차 가늠키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도 비슷.. 2018. 2. 19.
(詩) 도태 적응기 - 도태 적응기 마트를 가거나 도시인들이 바쁘게 사는 걸보면 나는 마치 먼 별에서 온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들의 몸에 배인 익숙한 행동과 풍경들이 왜 그리 낯설고 신기하게 보이는 걸까? 복잡하고 낯선 환경을 접할 때마다 나는 도태된 구닥다리 인생이 된다. 생후 8개월 된 고양이들과.. 2018. 2. 17.